24년 마지막 SQLD 시험 합격 후기를 기록하겠다.

1. 이거 왜 땀?
자격증을 따고 싶었다. 불안했기 때문이다. 뭐라도 해야겠어서 이것저것 하기는 했는데, 공부한 게 티가 안 났다.
공부라는 게 잠깐 한다고 해서 티가 나고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성취감이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결과가 확실하게 남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고, 그게 자격증 취득이었다.
자격증도 종류가 참 많았는데, 당장 실무와 연관성이 있는 것을 찾다 보니 선택하게 된 것이 SQLD였다.
2. 도움이 되었나?
사실 이 자격증을 따기 전에 했던 고민 중에 가장 큰 고민은 이거 따면 뭐가 좋은 거지 같은 생각이었다.
기껏 시간들이고 돈 들여서 땄는데 쓸모없으면 그것만큼 허탈한 게 어디 있을까?
사실 그렇게 따기 힘든 자격증이 아니기 때문에 이 자격증 하나 딴다고 극적인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시험에 힘을 별로 들이지 않으면 낭비될 시간과 에너지도 적으면서 공부도 되고 자격증도 취득하는 매우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SQL을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될 사람이라면 따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나는 웹개발자로 일한 지 1년 8개월 정도 되었는데, 사실 일하다 보면 쓰는 게 거기서 거기이다.
SELECT, INSERT, UPDATE, DELETE 그리고 수많은 JOIN.
그리고 그때그때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찾아 쓰는 정도?
하지만 사실 찾아보는 것도 뭐가 있는지 알아야 찾아볼 수 있는데,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능숙하게 사용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게 있다 정도는 알고 있어야 찾는 게 훨씬 수월하다. 이 자격증을 따면서 그런 메타 정보가 정말 많이 늘었다.
자격증 내용이 실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지금 당장 쓰지 않더라도 뭐든 배워두면 언젠가 써먹을 일이 오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 게 좋겠다. 필요하면 그때그때 공부하면 되기는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기회는 미리 대비해 놓은 사람이 더 빨리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자격증을 따고 나면 자존감이 상승한다.
나는 SQLD 오너.
자존감이라는 것은 작은 성공의 기억이 쌓여서 만들어진다던데, 근거 있는 자신감을 만들기 아주 좋은 자격증이다.
3. 공부기간
일단 내 베이스는 비전공자이지만 학원을 8개월 다녔고, 웹개발로 1년 8개월 정도 일했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 및 SQL의 개념 및 기본적인 조작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현업 개발자라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 해서 방심하고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솔직히 일하다 보면 쓰는 것만 반복적으로 쓰게 되는데, 시험공부를 해보니 처음 보는 개념이 너무 많아서 의외로 뜻깊은 배움의 시간이었다.
제대로 공부한 건 한 달 정도 되는 것 같다.
매일 1시간 정도씩 공부했고, 시험 직전에 벼락치기를 좀 했다.
턱걸이로 원트 합격해서 다행이다.
직장인이 따로 시간 내서 공부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4. 공부방법

시험을 보기 전 여러 후기들을 찾아봤는데, 이거 하나면 시험 준비 끝이라는 말이 많아서 구매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공부 의욕이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닌가.
대체적으로 이 책이 실제 시험보다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도 그럴게 이 책은 SQLD 뿐만 아니라 SQLP까지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SQLD만 가볍게 공부하실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SQLD를 넘어 SQLP까지 생각하고 있거나, SQL을 전문으로 다루는 직군이라면 이 책을 보는 것도 좋겠다.
아마 이 책을 마스터하면 SQLD는 정말 손쉽게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저것 공부해야 할 게 많기 때문에 여기에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홍쌤의 데이터랩이었다.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무료로 개념 강의가 올라와 있으며, 시험 대비 특강 및 기출문제 풀이 강의 등 다양한 걸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12,800원을 내면 전자책을 살 수 있는데, 요약집과 기출변형문제집 5회 차를 제공한다.
놀라운 것은 기출변형 문제집의 모든 회차에 해설 영상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 해설영상은 이 교재 구매자에게만 링크가 제공된다!
인프런의 사악한 강의 가격들을 생각해 보면 정말 저렴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적중률이 좋았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타 시중 교재들보다 좋은 점은 개정 내용에 대한 빠른 대처였는데, 전자책이어서 그런가 시험의 개정 내용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SQLD 시험 같은 경우에는 문제를 공개하지 않아서 인지, CBT 같은 게 없었는데, 이런 기출 변형 문제집이 실전 감각을 기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5. 시험 후기
시험을 접수할 때 시험장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근처 중학교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
시험 횟수가 1년에 4번으로 적은 시험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과 시험을 치게 된다.
원하는 시험장이 있다면 빠르게 접수하는 게 좋을수도 있겠다.
오랜만에 앉아보는 책상과 의자가 작아서 불편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준비물은 신분증, 컴퓨터용 사인펜, 수험표이다.
신분증은 필수이며 컴싸는 시험 시작 전 감독관님이 없으면 챙셔주시기는 하셨지만 다 그런지는 모르겠으니 잘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수험표에서 필요한 것은 답안지에 적을 수험번호 밖에 없는데 이것도 감독관님이 알려주시지만 본인이 챙겨가면 더 편한 것 같다.
시험 시간은 총 90분으로 시험 시작 후 30분이 지나야 퇴실할 수 있는데, 나는 1시간 정도 풀다가 나온 것 같다.
OMR 카드와 문제지를 전부 제출하고 나와야 한다.
합격 발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잊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런 시험을 봤었나 싶을 때쯤 결과가 나온다.
6. 느낀 점
각오를 하고 진입하기는 했지만, 개발자라는 직업이 정말 정말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
일도 해야 하고 내 삶도 챙겨야 하는데 거기에 추가로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해야 하니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그 소중한 시간을 쪼개서 공부해야 하는데 허투루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격증 필요 없다는 말에 휘둘리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실 공부하기 싫은 나의 마음이 핑계를 찾았던 것 같고 그렇게 어려운 시험은 아니니(60점만 넘으면 합격이니까) 고민할 시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덕분에 자격증 하나 더 생겼으니 올 한 해는 조금 더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